2026.03.18 (수)

5천원 내야 투표권 준다?… 합법과 상식 사이에 선 세종시 교육감 단일화

세종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 과정이 뜨겁다. 유력 예비후보들을 두고 세종시민사회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단일 후보를 추대하겠다는 움직임이다. 단일화 자체는 선거 국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치적 연대다. 하지만 이번 세종시 진보 교육감 단일화 과정을 취재하며 기자의 고개는 갸우뚱해질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사회에서 참정권은 그 어떤 조건 없이 평등하게 주어지는 것이 상식이다. 아무리 자체적인 단일화 경선이라지만, 5,000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투표권이 주어지는 행위, 그리고 법적 선거 연령(만 18세)에 미치지 못하는 16세 청소년을 선거판에 끌어들이는 행위를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할지 매우 혼란스러웠다.

 

세종시​선관위 측은 "민주진보 교육감 단일화를 하면서 내부 규약 등에 따라 참가비 5,000원을 받아 운영 경비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16세 투표권 부여에 대해서도 "공직선거가 아닌 단체 내부의 의사결정에 단순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 동의 없이 16세(타 지역의 경우 13세까지도)가 참여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세종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선관위의 답변으로 선거법 위반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시민들의 '상식'과 온전히 부합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단일화의 본질은 시민들의 폭넓은 지지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있다. 5,000원이라는 허들을 넘어 동원된 선거인단, 그리고 정치적 판단이 채 여물지 않은 미성년자까지 표 계산에 포함하는 방식이 과연 세종시민 전체의 민심을 대변할 수 있을까. 자칫 두 후보의 지지자들만을 긁어모은 '동원 선거'나, 특정 세력의 '세 과시용 투표'로 변질될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시민단체의 단일화 추진과 이에 대한 ​선관위의 해석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여론조사라는 간단하고 정확한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회비를 받으며 선거인단을 모집해서 진행하는 투표가 진정한 의미의 '시민 추대 단일화'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온전히 유권자인 세종시민들의 냉철한 판단에 달려 있다.

 

​ #세종시교육감 #교육감단일화 #선거관리위원회 #팩트체크 #헤드라인충청 #기자수첩 #임용태기자 #참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