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충청 최병옥 기자 |
“47년 만에 다시 찾은 수통골… 친구들과 함께한 환갑, 그 자체가 선물입니다”
“초등학교 소풍 오던 길을 다시 걸어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마음만은 그때 그대로인데, 어느새 환갑이 됐네요.”
대전 계룡산 수통골 능이버섯 오리백숙 맛집으로 알려진 금수봉가든에서 덕송초등학교 8회 동문들의 환갑기념 송년모임이 열렸다. 47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모인 친구들은 수통골의 풍경과 함께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며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모임을 준비한 덕송초 8회 동문회장인 전재현씨는 “수통골은 우리에게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어린 시절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라며 “초등학교 시절 소풍 와서 병사이다와 삶은 계란을 먹던 그 장소에서 환갑을 맞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계룡산 국립공원에 속한 수통골은 도덕봉·금수봉·빈계산 사이로 흐르는 골짜기로,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설과 ‘물이 길고 크게 통하는 골짜기’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날 동문들은 가벼운 트레킹으로 수통골을 둘러본 뒤 금수봉가든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명호씨는 “빈계산~금수봉~도덕봉을 잇는 종주 코스도 있지만,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산의 기운만 느낀 뒤 맛집으로 향했다”며 웃었다.
모임 장소로 선택된 금수봉가든은 수통골 진입로 상단에 위치한 식당으로, 능이버섯 오리백숙이 대표 메뉴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오리백숙에는 향이 진한 능이버섯이 듬뿍 들어가 국물 맛이 깊고 구수했다.
참석자 총무인 이윤희씨는 “능이버섯 향이 국물에 배어 보약을 먹는 기분이었다”며 “오리는 부드럽고 능이버섯은 쫄깃해 김장김치와 함께 먹으니 더할 나위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화제는 자연스럽게 덕송초등학교 시절로 이어졌다. 덕송초는 1969년 덕계국민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아 같은 해 유성국민학교에서 분리 개교했으며, 이후 덕송국민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당시 한 반에 60명이 넘는 학생들이 6년 내내 같은 교실에서 생활했던 시절이다.
김향숙씨는 “시골 동네 한가운데 있던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자랐다”며 “지금은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이렇게 다시 모이니 시간만 흘렀을 뿐 관계는 그대로”라고 말했다.
모임의 끝자락, 동문들은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음 만남을 약속했다.
“환갑에 다시 만났으니 칠순, 팔순에도 함께하자”는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미자씨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식, 그리고 추억이 있는 장소가 어우러진 최고의 송년회였다”며 “수통골과 금수봉가든은 평생 잊지 못할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47년 전 소풍길에서 시작된 인연은 환갑의 자리에서도 여전히 따뜻했다. 수통골의 계곡처럼, 이들의 우정도 오래도록 흐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