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7 (화)

못다 핀 배움의 꿈… 예지중·고 마지막 졸업식 눈물 속 마무리

헤드라인충청 최병옥 기자 |

못다 핀 배움의 꿈… 예지중·고 마지막 졸업식 눈물 속 마무리

대전.충남 통합시 교육감으로 출마 한 충남대학교 (전)법학대학원 맹수석 교수와 다녀온 졸업식장 르포기사

입니다.


평생의 한을 품고 교실 문을 두드렸던 만학도들이 끝내 눈물로 졸업식을 마쳤다. 배움의 터전이었던 예지중ㆍ고등학교가 운영 갈등 끝에 문을 닫으면서, 올해 졸업식은 ‘끝’이 아닌 ‘이별’의 의미를 더하게 됐다.

 

“이제 어디 가서 학생이라 말하나요”
졸업식이 열린 이날, 교정에는 자녀와 손주들의 손을 잡고 온 백발의 졸업생들이 자리했다. 그러나 축하의 웃음보다 아쉬움과 허탈함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한 졸업생은 식장 입구에서 “이제 어디 가서 ‘나 학생이야’라고 말하며 웃어보나”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가는 이미 붉게 짓물러 있었다.

 

 

또 다른 졸업생은 “이번에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늦깎이 배움의 결실이었다. 가족들은 박수로 화답했지만, 학교의 폐교 소식은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게 했다.

 

되돌리기 어려웠던 갈등
학교는 그간 정관과 제도적 틀을 갖추고 운영돼 왔으나, 내부 갈등과 파행이 이어지며 결국 폐교 수순을 밟았다. 학교 존치를 위한 법률 검토와 중재 노력도 있었으나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초기 대응의 미흡함이 사태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졸업생 가족은 “아내가 늦게나마 공부할 수 있어 좋았는데, 왜 학교가 문을 닫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배움은 끝나지 않는다
이번 사태는 평생교육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환기시킨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가운데,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학습권 보장을 위해서는 제도적 일관성과 행정의 체계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평생교육진흥법의 취지에 맞는 현장 운영과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졸업식은 축하와 아쉬움이 교차한 자리였다. 졸업장은 성취의 상징이었지만 동시에 돌아올 교실을 잃은 이들의 쓸쓸한 기록이기도 했다.

 

학교는 문을 닫지만, 배움의 의지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만학의 꽃을 피운 졸업생들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또 다른 배움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눈물로 마무리된 마지막 졸업식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배움의 권리’가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

 

기사제보 대전.충남 교육감 예비후보 맹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