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이 국회 본회의 도중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특정 인사의 협회장 선임을 부탁하는 장면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비서관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들을 형, 누나로 지칭하며 추천을 약속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뉴스핌 보도와 국회 사진기자단 취재 등에 따르면, 문 의원은 지난 2일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비서관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문 의원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직에 협회 본부장 출신인 홍성범 씨를 추천하며 "자격은 되는 것 같은데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고 청탁했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서 문 의원은 홍 씨에 대해 "우리 중(앙)대 후배고 대통령 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김 비서관)가 추천 해줘봐"라고 덧붙였다. 이는 공식적인 인사 추천 라인을 거치지 않고 사적인 인연을 통해 우회적으로 인사에 개입하려 한 정황으로 해석된다.
이에 김 비서관은 "네 형님, 제가 훈식이형이랑 현지누나한테 추천할게요! 홍성범 본부장님!"이라고 답장했다. 김 비서관이 언급한 '훈식이형'과 '현지누나'는 각각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은 김 비서관의 확답에 "맞아 잘 살펴줘^^"라고 화답했다.
이번 사건은 충남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문 의원에게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문 의원이 유력한 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어 왔으나, 예산안 심사라는 중차대한 시기에 사적인 인사 청탁을 시도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출마 선언을 앞두고 터진 이번 대형 악재로 인해 문 의원의 도지사 도전 가도에 짙은 먹구름이 끼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권은 즉각 공세 수위를 높였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지 실세설이 입증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리는 대통령 임명 직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또한 SNS를 통해 "국회 예산안 처리하는 와중에 인사 청탁이라니, 현지 누나는 누구냐"며 대통령실의 비공식 의사결정 라인을 꼬집었다.
한편, 문 의원과 김 비서관은 중앙대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은 지난 9월 대통령실 조직 개편을 통해 강훈식 비서실장 직할로 이동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