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9 (월)

세종시 교육감 선출, 유권자의 선택 기준을 다시 생각하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교육감 선거가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된다. 세종시 역시 다른 지역 못지않게 많은 인물이 세종시 교육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후보로 등록했다. 다수 후보의 등록은 세종시 교육에 대한 새로운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옛말에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고,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다’고도 하였다. 이는 유·초·중·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후보가 많이 나왔다는 것은 후보들 각자가 현재 교육의 방향과 속도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예를 들어, 세종시 교육은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오명부터 중3 학부모가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세종시를 떠나는 현상까지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후보 등록자 모두가 교육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유권자 입장에서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 기준을 언급하면 자칫 책상물림의 공론으로 치부되기 쉽다. 또한 과거부터 지금까지 합리적, 이성적 선택 기준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후보 등록 시점에 이러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진정한 의미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기준에 따라 교육감을 선출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란 무엇인가? 단순히 건물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모든 유권자가 알고 있다. 학교는 다양하게 규정될 수 있지만, 먼저 학교의 주인인 학생의 입장에서 보자면 학교는 ‘만남의 장소’로 정의할 수 있다. 그 만남은 시간과의 만남이자 공간과의 만남이다.

 

​구체적으로 시간과의 만남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만나는 것이다. 문자가 없었던 고대에서부터 인공지능 시대를 거쳐, 그 이후 세대에 펼쳐질 미래의 시간까지 아우른다. 그런가 하면 학교는 공간과의 만남이다. 5대양 6대주의 광활한 공간에서 펼쳐진 사람들의 생활, 철학, 이념, 갈등,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및 전쟁 등에 대해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내용을 학교에서 배우며 학생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의 틀을 만들어 간다. 학생들은 오늘을 살면서 과거를 반성하고 내일을 창조할 수 있다. 또한 학창 시절은 세계를 향한 꿈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을 거쳐 국가의 동량(기둥)이 되어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토록 중요한 시기를 잘 통과해 역량을 갖춘 세계시민이 되도록 학생들을 이끌어 갈 교육감이 나오길 바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종다운 참교육’의 모습이다.

 

​다른 관점에서 학교는 많은 이해관계자가 모인 장소이다. 학교는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교육 당국자, 시민이 함께하는 곳이다. 이들 모두는 이미 학교를 거쳐 온 유경험자들이지만 학교에 대한 생각이 동일할 수는 없다. 그들은 학교가 지향해 주었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진다.

 

​어떤 집단은 학교를 경쟁의 장소로 생각하고, 다른 집단은 꿈을 실현하는 장소로 여긴다. 그들은 학생과 접촉하면서 함께 웃고 울며 자신의 삶에 힘을 얻는다. 반면 또 다른 집단은 “나 살기도 힘든데”라며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냉정한 태도로 일관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집단에 속해 있든지 지금은 앞으로의 세종 교육 방향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지금의 선택이 향후 4년간 세종 교육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위에서 보면 잘 볼 수 있다’라고 바꾸고 싶다. 많은 교육감 후보가 있다. 모두 경력이 화려하고 흠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래서 후보자 자신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학교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후보이기 이전에 사람이므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유권자는 위에서 보는 시각으로 후보자의 경력을 봐야 한다.

 

​높은 산에 올라서 아래를 보면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도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금은 도로 위에 갇힌 사람에게 방향과 속도를 안내할 시기가 아니다. 높은 곳에서 전체를 조망하듯, 후보자들의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여 판단할 시기이다.

 

​후보자가 생각하는 세종 교육의 미래는 결국 자신의 과거 경험에서 도출된다. 그러므로 후보자가 과거에 어떤 세상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어떤 공부를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교육감을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