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장어 산지 가격이 50년 만의 실뱀장어 풍년으로 인한 과잉 공급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으나, 정작 소비자가 장어를 접하는 식당에서는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양식 어가들이 1kg당 생산 원가(23,000원)에도 못 미치는 1만 원대에 장어를 판매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은 7만 원 안팎을 유지하면서 어민들의 손실만 키우고 소비는 더욱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민물장어 산지 가격은 평년 1kg당 최소 28,000원에 거래되던 수준에서 폭락하여, 1만 원에도 팔기 어려울 정도다. 장어 1kg을 양식하는 데 드는 사료값, 인건비 등 생산 원가만 해도 최소 23,000원 선이기에, 어가들은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에 놓였다.
실제로 180만 마리의 장어를 키우는 한 양식어가는 100억 원 규모의 손실까지 각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실적으로는 만 원에도 누가 가져가지 않습니다. 지금 금융이자가 제일 무섭습니다. 제일 힘듭니다"라며 현장의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처럼 산지 가격이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등 소비 접점에서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산지에서 헐값에 넘겨지는 장어가 식당에서는 여전히 kg당 7만 원 안팎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폭락한 산지 가격이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장어 소비가 오히려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양식어가 관계자들은 산지 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식당들이 최고점에 달했던 가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 일반 국민들께서는 너무 가격이 부담이 돼서 장어를 회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장어 구입을 망설이게 되면서 재고 소진은 더뎌지고, 과잉 공급 사태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양식 어가들은 직거래 판매나 홍보 부스 운영 등 자체 대응에 나섰으나, 공급 폭증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한국 민물장어 생산자 협회는 이번 장어값 폭락의 영향이 최소 3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전국 양식 어가의 절반 가량이 도산할 것이라는 우려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어민들은 생산 원가 이하의 출하를 강요받고, 소비자는 여전히 비싼 가격에 장어를 외면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한, 민물장어 산업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