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4 (금)

시장은 뜨거운 거리에서 외치는데 시의원은 하늘 위 비즈니스석인가

세종의 7월은 뜨겁다 못해 타들어 가고 있다. 시의 존립과 미래가 걸린 해양수산부 이전 문제에 맞서 최민호 시장은 연일 청사 앞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야말로 '비상시국'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은 지금, 시민의 대의기관이라는 세종시의회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놀랍게도 그들은 '국외연수'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시민들이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절규하는 동안, 그들의 대표자 20명 중 19명은 일본과 중국, 대만으로 향하는 비행기 표를 끊었다. 현안을 외면한 채 떠나는 것만으로도 '책임 방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데, 특히 교육안전위원회(교안위)의 행태는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다.

 

교안위 소속 위원 4명은 왕복 항공권 모두를 비즈니스석으로 예약했다고 한다. 불과 2시간 남짓한 단거리 비행에 '연령과 건강상 무리'를 운운하는 변명은 궁색하다 못해 모욕적이기까지 하다. 시 집행부가 경기 침체를 이유로 업무추진비까지 40% 삭감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와중에, 시민의 세금으로 '2시간짜리 호사'를 누려야만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예산 사정을 고려해 일반석을 택한 다른 상임위원회와 비교하면, 이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뿌리 깊은 '특권의식'의 문제임이 명백해진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연수의 목적조차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심사위원회에서조차 "연수 후 시정에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빠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는 결국 시민의 혈세로 떠나는 '외유성 연수'라는 의혹을 자초하는 것이다. 시급한 현안을 내팽개치고, 뚜렷한 목적도 없이, 굳이 비싼 비즈니스석에 앉아 떠나는 그들의 모습에서 시민을 위한 봉사자의 자세는 찾아볼 수 없다.

 

지금 시의원들이 있어야 할 곳은 안락한 비즈니스석이 아니라, 해수부 이전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함성이 들끓는 거리 위여야 한다. 시민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분노에 공감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함께 싸우는 것이 시의원의 제1의 책무다.

 

교안위는 지금이라도 시민을 기만하는 국외연수 계획, 특히 세금으로 특권을 누리려는 비즈니스석 예약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당신들은 도대체 어느 도시의, 누구를 위한 의원이냐고. 비즈니스석의 안락함은 잠시일지 몰라도, 돌아왔을 때 마주할 민심의 심판대는 차갑고 혹독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