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1 (목)

'대장 독수리' 폰세, 20승-200탈삼진 예감?

부상만 피한다면 한화이글스 사상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가 될 수도 있다.

폰세는 KBO 리그 데뷔 초반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첫 6경기에서 39이닝을 소화하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31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39이닝 동안 무려 54개의 삼진을 잡아낸 괴력은 9이닝당 탈삼진 개수로 환산했을 때 KBO 리그 역사에 손꼽힐 정도의 엄청난 수치다. 파이어볼러임에도 불구하고 볼넷 허용이 적어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또한 1.16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인천 SSG 랜더스전 중계를 통해 폰세의 7이닝 1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직접 지켜본 이대형 위원은 다음 날 경기 전 “던지는 레벨만 봤을 때는 KBO 레벨은 아니다”라며 폰세의 뛰어난 재능을 극찬했다. 그는 폰세의 성공 요인으로 구속, 투구폼, 경기 운영 능력, 변화구, 제구력, 투구 템포, 주자 견제 능력 등 다방면의 장점을 꼽았다.

 

1. 높은 릴리스포인트와 짧은 팔 스윙: 트래킹 데이터에 따르면 폰세의 릴리스포인트는 패스트볼 기준으로 거의 2m에 달할 정도로 높다. 여기에 더해 팔 스윙까지 간결하게 이어지면서 타자들은 공이 나오는 순간을 포착하기 어렵다. 이대형 위원은 “릴리스포인트도 높은데 팔이 짧게 나온다. 레그킥을 하는 타자들은 타이밍을 못 잡는다”고 분석했다. 높은 타점에서 순식간에 뿌려지는 빠른 공은 그 자체만으로 위협적이다.

 

2. 역대급 경기 운영 능력: 이대형 위원은 폰세의 가장 큰 장점으로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꼽았다.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자신의 투구를 이어갈 뿐만 아니라,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서도 능한 모습을 보인다.

 

3. 위력적인 변화구 (체인지업=포크볼): 폰세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일반적인 체인지업과는 궤적이 다르다. 이대형 위원은 “체인지업은 일단 체인지업이 아니다. 포크볼이라고 봐야 한다. 회전이 거의 안 돌더라. 두 번째, 네 번째 손가락에 낀다. 밸런스도 좋다”고 설명했다. 마치 포크볼처럼 떨어지는 그의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는다.

 

4. 안정적인 제구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폰세는 안정적인 제구력을 자랑한다. 이대형 위원은 “구위도 좋은데 제구도 나쁘지 않다. 커브와 체인지업이 다른 궤적으로 빠져 나가고, 체인지업이 우타자 몸쪽으로 확 날려 들어간다. 타자는 이 체인지업도 생각해야 하고, 패스트볼도 높은 쪽과 낮은 쪽을 다 생각해야 하고, 여기에 커브는 빠져 나간다. 커버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폰세의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을 칭찬했다.

 

5. 빠른 투구 템포: 폰세는 투구 템포 또한 빠르다. 이대형 위원은 “템포도 짧고, 폼도 짧으니 타석에서 준비할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타자들이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승부하는 그의 투구 스타일은 타자들을 더욱 압박한다.

 

6. 뛰어난 주자 견제 능력: 주루 전문가인 이대형 위원은 폰세의 주자 견제 능력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퀵모션은 1등이다. 1초10이 나온다. 이 정도면 주자는 못 뛴다. 주자가 나가도 시도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는 폰세가 주자가 출루해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이어갈 수 있는 또 다른 강점이다.

 

‘이닝이터’ 본능과 유쾌한 성격까지… 20승-200탈삼진 달성 가능성은?

 

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 역시 일본 현지에서 폰세의 투구를 직접 확인하고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6~7회에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 폰세의 뛰어난 스태미너에 주목하며 ‘이닝이터’로서의 가능성을 점쳤다. 실제 폰세는 지난 15일 SSG전에서 7회에도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며 손 단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여기에 더해 폰세는 유쾌한 성격과 뜨거운 투지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져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폰세에게 남은 과제는 건강 유지다. 과거 부상 경력이 있는 만큼, 시즌 끝까지 현재의 압도적인 구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초반 보여준 그의 퍼포먼스와 이대형 위원의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볼 때, 폰세가 KBO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20승-2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은 충분히 엿보인다.

 

팬들은 ‘대장 독수리’ 폰세의 거침없는 질주에 벌써부터 뜨거운 기대감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