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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스러운 권력욕에 짓밟힌 대전 중구
  • 임용태 기자
  • 등록 2024-02-01 21:58:48
  • 수정 2024-02-01 2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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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태의 정치한수

대전 중구가 또다시 선장을 바꾸게 됐다. 선거에 의해 선출된 구청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지난해 11월 말에 중도하차 했고 그 뒤를 이은 구청장 권한대행도 이장우 대전시장의 결정으로 하루 만에 교체됐다. 그런데 새로 임명된 이동한 중구청장 권한대행마저 부임 2개월 만에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명예퇴직을 한 것이다. 

 

당시 이장우 대전시장은 "중구의 현안 사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있는데, 중구 현안을 앞으로 시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중구를 잘 알고 중구에서 오래 산 국장급 중 내려보낼 생각"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중구의회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구 발전을 위해 시장이 고심해서 권한대행으로 낙점한 인사가 결국 중구청장에 출마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된 것이다.

 

이제 중구는 3번째 권한대행을 맞이하게 된다. 2022년 7월 이후 18개월 동안 4명의 수장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2개월 후 재선거가 시행되면 또다시 구청장이 바뀌게 된다. 이런 상황에 구정 살림은 엉망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이야기다.

 

이동한 부구청장이 권한대행으로 오게 될 때 중구에는 이미 중구청장 출마를 위해 온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기간은 단 두 달 이었다. 

 

이장우 시장과 이동한 부구청장 사이에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장우 시장의 인사가 중구청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부임 두 달 만에 중구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중구는 한때 충남도청과 대전시청이 자리 잡고 있었던 정치 1번지였다. 원도심 공동화로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아직도 26만 인구가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다. 

 

화려한 영광과 대전의 역사를 간직한 중구가 이제는 권력만을 잡으려는 정치인들에 의해 놀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아 한때 중구에 살았던 사람으로서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언젠가 중구에 오게 될 초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육사 님의 광야를 다시 음미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 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 뒤에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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