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개주차장 철거, 미래를 위한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 등록 2025.07.29 17: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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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군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홍성읍 복개주차장 철거 사업에 대해 우려와 함께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업이 ‘풍수해 방지’라는 허울좋은 명분 아래 복개주차장 철거를 넘어선 ‘천억짜리 낭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장 먼저 공론화 과정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473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홍성읍의 상권은 물론 군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이 중대한 사업이, 왜 충분한 논의나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도 없이 군수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인가?  공모사업을 진행할 때부터 당초 사업계획서 안에 복개주차장 철거계획이 들어 있었다면 이는 행정의 편의성만을 고려해 밀어붙인 사업으로밖에 볼 수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이 주민 공청회나 주민들의 대변자인 의회 설명 등 투명한 절차 없이 진행된다는 것은,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해도 결코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절차상의 문제를 넘어, 군민의 참여와 권리를 무시하는 행태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현재 군수가 내세우는 이 사업의 가장 큰 명분은 ‘풍수해 예방’이다. 하지만 이 명분 자체가 매우 허술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수십 년간 홍성천이 범람하여 막대한 수해를 입은 적이 있었는가? 최근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도 홍성천은 전혀 넘치지 않았다. 과연 홍성군은 실질적인 필요에 의해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제적 비효율성이다. 복개 주차장 철거 및 교량, 배수 펌프장 설치에 473억 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후 청계천처럼 아름다운 친수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시설비는 이 예산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결국 우리 군의 자체 예산으로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복개 주차장 철거로 인한 주차 공간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매일시장 입구와 홍성도서관 뒤편에 각각 200억과 130억 원씩,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체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으로 어쩌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그러지 않아도 주차장이 불편해 주민들의 불만이 많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현재 복개주차장을 활용하면서 필요한 주차장을 더 확보하는 게 마땅하다. 따라서 복개주차장 철거비에 친수공간 조성비까지 합치면 무려 1,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는 추측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 막대한 예산 낭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또한 복개 주차장 철거는 당장 지역 상권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명동상가와 홍성농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주변 상인들은 주차 공간 상실로 인해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겪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아울러 공사 기간 동안의 극심한 교통 체증과 불편은 우리 군민들의 일상을 마비시킬 것이 자명하다.

 

더욱이 청계천처럼 아름다운 친수공간을 조성한다 한들, 노인 인구 비율이 25%를 넘는 우리 홍성군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군민들이 그곳을 산책하며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병원 진료 등 편의성 저하와 접근성 악화로 인해 홍성읍의 공동화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주민들의 경고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는 감히 ‘홍성천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이라는 미명 하에 진행되는 복개 주차장 철거 사업이 절차적 정당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모두 상실한, 불필요하고 무모한 사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제라도 복개주차장을 그대로 존치하고 풍수해 방지 및 도시 경관 개선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으로 군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추진되는 사업이 과연 진정으로 군민을 위한 사업일 수 있겠는가? 우리 홍성군은 지금이라도 군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사업의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천억짜리 혈세 낭비를 막고, 우리 홍성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군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과 관심도 부탁드린다.

 

필자 홍성군의회 최선경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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