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구설수, 김영환 지사에게 도민의 아픔은 무엇인가

  • 등록 2025.07.15 1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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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충북 도민 전체가 희생자를 추모하며 슬픔에 잠겨있던 지난 11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청주시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져 또다시 도민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

 

도민의 슬픔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도정의 최고 책임자가 보인 어처구니없는 행태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그의 반복되는 민심 이반 행보의 연장선상이자 그의 리더십과 자질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하는 결정적 장면이다.

 

김영환 지사는 취임 이후 지난 3년간, 도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언행으로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그의 행보는 '과연 도민을 위한 지사인가'라는 회의감을 키워왔다.

 

첫째, 재난 상황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무책임한 태도다. 2023년 7월, 1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오송 참사 당시 그의 첫 대응은 도민의 가슴에 멍에를 남겼다. 현장 방문이 늦어진 것에 대해 "제가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었다"는 그의 발언은 재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망각한 충격적인 말이었다.

 

리더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고 위로하며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번 '추모주 음주'는 그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도민의 아픔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명백히 증명한다.

 

이는 2023년 3월 제천 산불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서울에 머물며 "경황이 없었다"고 해명하고, 산불 현장을 '전쟁터 같은 곳'이 아니라고 표현해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도민의 삶의 터전이 불타고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그의 인식은 현실과 괴리되어 있었다.

 

둘째, 도민의 보편적 정서를 거스르는 기행에 가까운 언행이다. 그는 SNS를 통해 수차례 논란을 자초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비과학적"이라며 국민 정서를 폄훼하는 듯한 글을 올려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도지사는 한 개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자리가 아니라, 도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아우르고 대변해야 하는 자리다. 그의 발언들은 분열을 조장하고 도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셋째, '불통'의 리더십이다. 일련의 사건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도민과의 소통, 그리고 아픔에 대한 공감 능력이 처참할 정도로 부재한다는 점이다. 리더십의 가장 큰 위기는 신뢰의 상실에서 온다.

 

재난 앞에서는 무력했고, 슬픔 앞에서는 무감각했으며, 논란 앞에서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리더를 어느 도민이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의 행보는 도정의 동력을 내부에서부터 갉아먹고 있다.

 

이번 음주 파문은 그동안 쌓여온 실망과 불신이 터져 나오는 기폭제가 되었다. 김 지사는 "슬픔을 함께하고 애도하기 위해 마련된 저녁 자리였고, 술잔을 거절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으로 희생자를 애도한다면 그 어떤 술잔도 받아서는 안 됐으며, 떠들썩한 자리를 피하고 조용히 추모에 임했어야 마땅하다.

 

리더의 자리는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무한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특히 220만 충북 도민의 삶과 안전을 책임지는 도지사의 자리는 더욱 그렇다.

 

지난 3년간 김영환 지사가 보여준 모습은 도민의 기대와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었다. 반복되는 실언과 민심을 외면하는 행보는 그의 도정 수행 능력과 리더로서의 자질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

 

지금 충북 도정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도민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리더와 함께 충북의 미래를 온전히 그려나갈 수 있을 것인가. 김영환 지사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언행이 도민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 깊이 성찰하고, 도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무게를 감당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도민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임용태 1318ytl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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