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하는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 공모, 신뢰 회복의 길은 무엇인가

  • 등록 2025.07.08 18: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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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공개모집이 세 번째 도전에 들어섰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적격자 없음’ 결론과 그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들은 ‘공개모집’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절차적 신뢰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도민들은 이제 기대를 품기보다 ‘이번에는 제대로 될까’ 하는 의구심을 먼저 품게 된 것이 현실이다.

 

제공된 기사 내용처럼, 현재 재단 대표이사 공모는 총체적 난국에 가깝다. 특정 인물이 내정되어 취임사까지 준비하고 다닌다는 ‘내정설’은 단순한 뜬소문을 넘어, 공모 과정 자체를 불신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1, 2차 심사위원 다수가 중복되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평가의 공정성마저 담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원자들의 전문성과 비전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도 전에 ‘혹시 들러리는 아닐까’ 하는 자괴감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도민의 문화 향유와 지역 관광 발전을 이끌어야 할 재단의 리더십 공백을 장기화시키고, 조직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 반복되는 공모 실패는 행정력 낭비는 물론, 충남의 문화예술계 전체에 깊은 무력감을 안겨준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도지사의 도정 철학을 공유하고 정책적 호흡을 맞춰야 할 산하기관장의 임기는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가. 필자는 기본적으로 충남도청 산하기관장은 김태흠 도지사와 임기를 같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도지사가 선거를 통해 도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도지사의 정책 비전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인물과 함께하는 것은 책임행정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에 비추어 볼 때, 현재의 논란은 더욱 안타깝다. 도지사와 함께 충남의 문화관광을 이끌 새로운 리더를 뽑는 과정이 이토록 삐걱거리고 불신을 자초할 바에는, 차라리 다른 선택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꼬일 대로 꼬인 매듭을 푸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현 대표이사의 임기 연장’일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완벽한 해결책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소모적인 논쟁과 불신만 키우는 공모를 억지로 이어가는 것보다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약 1년간 현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며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 ‘고육지책(苦肉之策)’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시간을 버는 것이 아니다. 첫째, 더 이상의 행정력 낭비와 불필요한 논란을 즉시 중단시킬 수 있다. 둘째, 리더십 공백 상태에 놓인 재단 조직에 최소한의 안정성을 부여하고, 진행 중인 사업들을 차질없이 관리할 수 있다. 셋째, 차기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도지사의 임기와 발맞춰 처음부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시간과 명분을 벌 수 있다.

 

공공기관의 인사는 신뢰의 시작이자 끝이다. ‘공개모집’이라는 이름 뒤에 ‘내정설’이라는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한, 그 어떤 결과가 나와도 도민의 박수를 받기 어렵다. 충청남도는 지금이라도 반복되는 공모 절차를 멈추고,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파행을 거듭하는 대표이사 공모 사태로 상처받은 지원자들과 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임용태 1318ytl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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